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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다한 공연 이야기

판소리 다섯 마당 중 가장 애절한 작품, 심청가

by 매들렌 2022. 4.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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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 창극단 '심청'


판소리 심청가

심청가는 전래 소설 심청전의 내용을 판소리로 만든 것이다. 판소리 다섯 마당 중의 하나로, 주로 애절하고 슬픈 대목이 많아서 골계미가 적다. 과거에는 너무 슬픈 소리라 하여 높게 평가하지 않았지만 근래에는 춘향가 다음으로 예술성이 높은 작품으로 인정받고 있다. 심봉사의 딸 심청은 어려서 낳아준 친어머니를 잃었지만, 지극한 효심으로 눈이 안 보이는 아버지를 정성으로 모시지만 결국 아버지의 눈을 고쳐드리겠다는 결심으로 스스로 몸을 팔아 인당수에 뛰어든다. 그러나 다시 환생하여 왕후가 되고 아버지 심봉사는 그 효심에 눈을 뜨고 딸 심청과 재회하는 이야기다. 판소리 심청가 또한 이런 줄거리 그대도 구성되어 있다.

※ 골계미 : 세상을 긍정적으로 인식하면서 느낄 수 있는 아름다움. 풍자나 해학 등의 익살스러운 상황이나 인물을 표현할 때 느낄 수 있다.

심청가의 구성

㉠ 초앞(廳-초비두), ㉡ 심청 탄생, ㉢ 곽씨 부인 죽는 대목, ㉣ 곽씨 부인 장례, ㉤ 심청 효행, ㉥ 장 승상 부인 만나는 대목, ㉦ 심봉사 화주승 만나는 대목, ㉧ 남경 선인 만나는 대목, ㉨ 인당수 들어가는 대목, ㉩ 심청 환생, ㉪ 뺑파 과장, ㉫ 황성 올라가는 대목, ㉬ 맹인 잔치, ㉭ 뒤풀이.

심청가의 음악적 특징과 눈대목

심청가는 판소리 다섯 마당 가운데 가장 애절한 정서를 밑바탕에 두고 있는 작품이다. 물론 대목에 따라서 소소한 웃음거리를 제공하기도 하지만 기본적으로는 비장미가 넘치는 작품이다. 그렇기 때문에 화평한 평조(平調)보다는 유장한 우조(羽調), 우렁찬 우조보다는 슬픈 계면조(界面調)를 더 많이 사용한다. 고제(古制)일수록 우조의 비중이 조금 높은 편이고, 신제(新制)일수록 계면조와 평조의 비율이 높아지는 특징이 있다. 심청가 가운데 목의 기교와 부침새 면에서 가장 치밀하고 탁월하게 구성되어 있는 눈대목이 몇 가지가 있다. 눈대목이란, 판소리는 개인의 창작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다듬어지면서 전승되어 왔으므로 역대 명창들의 예술적 역량이 극도로 응집되어 있다. 그런 가운데서 소리꾼들이 특히 중요하게 생각하는 대목을 '소리의 눈', 또는 '눈대목'이라고 부른다. 아무튼 심청가에서의 눈대목은 대체적으로 다음과 같다.
㉠곽씨 부인 유언(계면조-진양조) - ㉡상여 소리(계면조-중모리, 중중모리) - ㉢주과포혜(계면조-진양조) - ㉣시비 따라가는 대목(우조-진양조) - ㉤범피중류(우조-진양조) - ㉥화초타령(평조-중중모리) - ㉦추월만정(계면조-진양조) - ㉧방아타령(평조-중중모리, 자진모리).

2018 전주소리축제

판소리 심청가의 역사

춘향가 다음으로 사설의 문학성과 소리의 음악성이 뛰어나고 유명한 대목이 많아 '작은 춘향가'라고 불리기도 한다. 사설의 길이도 춘향가 다음으로 길어서 한마당을 모두 부르는데 흔히 네 시간 가량 걸린다. 심청가는 조선 중기에 이미 불렸을 것으로 추측되며, 송민재의 관우희, 이유원의 관극팔령, 이건창의 부심청가 2수와 같은 조선시대 후기 문헌에만 보인다. 순조 때의 명창 김제철이 심청가를 잘 불렀는데 특히 심청이 탄생하는 대목이 그의 더늠(명창이 독특하게 만들거나 다듬은 판소리의 한 대목)이라 한다. 철종 때의 박유전ㆍ주상환ㆍ이날치ㆍ김창록 등과 고종 때의 명창 이창윤ㆍ전도성ㆍ이동백ㆍ김채만 등이 심청가를 아주 잘 불렀다고 한다. 오늘날까지 전승되는 심청가 바디(더늠)에는 정권진이 보유하고 있는 정응민 바디, 한애순이 보유하고 있는 김채만 바디, 오정숙이 보유하고 있는 김연수 바디가 있고, 박동진 선생도 심청가를 짜서 전판 공연을 한 적이 있었다. 박봉숙이 송만갑 바디를 일부 보유하고 있으니 심청가 전판이 공연된 적은 없고, 전편에 공개된 이유는 없고 그 밖의 다른 바디들은 전승이 끊어졌거나 끊어져 가고 있다. 지금 전승되고 있는 여러 심청가 바디 가운데 정응민 바디와 김채만 바디가 옛 모습을 간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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