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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다한 공연 이야기

핫한 안무가들과 국립무용단의 케미스트리, 더블빌

by 매들렌 2022. 3.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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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블빌 포스터
국립무용단 '더블빌'

 

 

핫한 안무가들과 국립무용단의 케미스트리

4월은 가장 핫한 안무가들과 국립무용단의 화학작용이 흥미롭게 폭발한 신작 두 편을 동시에 감상할 수 있는 시간이다. 혁신적인 현대무용으로 국내외에서 주목받는 남성 안무가 그룹인 고블린 파티와 영국 호페쉬 쉑터 무용단, 네덜란드 갈릴리 무용단 등 세계무대에서 활약한 스타 무용수 차진엽이 각각의 개성으로 새로운 무대를 이끈다. 두 안무가는 국립무용단의 강점을 평생 한국무용을 수련한 무용수의 신체에 내재된 호흡과 춤 선, 그리고 그런 스타일에서 나오는 새로운 움직임과 감각의 발견이라고 입을 모아 말했다. 이미 독창성으로 주목받은 그들이 국립무용단의 이 DNA를 어떻게 확장해낼지 흥미진진하다. '지금', '한국', '무용'이라는 키워드만 남기고 경계 없는 광활한 창작의 영토에서 만나게 된 고블린 파티와 국립무용단, 그리고 차진엽과 국립무용단이다. 

 

 

 

출연 및 제작진

<신선>

맺고(마음 靜), 어르고(춤사위中), 풀다(술動) 이야기

 

안무  고블린파티

출연  장윤나 전정아 황용천 송지영 이요음 조승열 박수윤 이태웅 

 

신선같은 모습으로 세상에 근심이나 걱정을 덜어내고 오로지 춤에 몰두하는 신선놀음을 작품에 담아낸다.

 

 

<몽유도원무>

지금의 우리가 찾은 낙원과 풍류

 

안무  차진엽

출연  김미애 김은이 박지은 조용진 황태인 최호종 이도윤

 

꿈속을 노닌다는 뜻을 가진 안견의 산수화 '몽유도원도'를 모티브로 현실 세계에서 험준한 여정을 거쳐 이상 세계인 도원에 이르는 과정을 그린다. 

 

 

 

자연스럽게 또는 진중하게

고블린 파티는 독특한 팀이다. 일단 무용단이나 댄스 컴퍼니나 혹은 무브먼트같은, 무용가들이 단체명을 작명할 때 춤 또는 움직임을 연상시키는 단어를 넣어 그 정체성을 드러내려고 하는 것과는 반대로 알쏭달쏭한 단어 뒤에 숨어버린 것도 그렇고 (고블린이란다, 유령 혹은 도깨비), 단원들이 수평적으로 아이디어를 교류하며 함께 공동창작을 하는 시스템 안에서 작품에 대한 기여를 표시할 때도 연출이나 드라마트루기 등 익숙한 단어 대신 '방향 제안'이라는 새로운 표현을 고안하는 접근 방식도 그러하다. 무엇보다 그들은 작품에 강렬한 메시지를 심지 않으며 작품 안에서 아름답고 매끄럽게 움직이지도 않는다.

 

일단 단체명에 대한 그들의 말은 무용단이라고 해서 굳이 무용이 들어가나 하는 회의감이 들었다고 한다. 점점 경계선이 사라지고 있는 현 상황에서 그들 자신이 무용에만 국한되어 작업할 것도 아니기 때문에 단체명에 무용 혹은 움직임을 연상시키는 단어는 배제했다고 말한다. 또한 하고 많은 단어 중에 하필 유령 혹은 도깨비를 의미하는 '고블린'을 사용한 것은 작품을 나름 익살스럽게 만드는 특징이 있어서 거기에 어울리는 캐릭터를 브레인스토밍 하다가 나온 단어였다고 한다. 거기에 '모임', '당' 이라는 뜻을 가진 '파티'를 붙였다. 

 

수평적인 아이디어 교류나 끈끈한 팀웍, 유머러스한 작품 분위기 같은 것이 고블린 파티를 떠올릴때 함께 떠오르는 이미지이긴 하나 이를 두고 이것을 고블린 파티의 스타일이라거나 메소드라고 말하기는 어렵다. 그들이 보여주는 작품들의 특징은 결국 안무에 대한 접근 방식이다. 내리막길에 굴리는 돌에 비유할 수 있다. 완벽한 구체가 일직선으로 매끄럽게 굴러 내려가는 것이 아니라 이쪽 저쪽으로 방향을 틀며 울퉁불퉁하게 내려가는 돌의 모습이 고블린 파티의 작품과 닮았다는 것이 다수의 생각이다.  이번 국립무용단과의 콜라보 공연이 기대되는 이유 중의 하나가 고블린 파티와의 협업 작품인 <신선> 공연이다.  현대 무용의 스킬과 정중동으로 말할 수 있는 한국무용의 특징을 어떻게 버무려 놓았을지 기대된다.

 

 

 

안무가 차진엽
현대 무용수이자 안무가, 차진엽

 

몸이 짓는 아름다움을 믿다

대중들에겐 아마도 TV프로그램 <댄싱9>의 카리스마 심사위원으로 잘 알려진 인물일 것이다. 안무가이자 무용수 차진엽. 이름만 놓고 보면 남자를 연상하겠지만 놀랍게도 미모의 여성이다. 그녀는 십수 년 전부터 이미 유수의 상을 휩쓴 무용수이자 굵직한 작품을 연출한 안무가이다. 평소 춤을 통해 무언가 메시지를 강요하지 않는 안무가이기도 하다. 무엇을 보여주고 어떤 이야기를 하고 무엇을 느끼게 하고 싶은가보다는 중요한 것은 관객의 선택이라며 누구나 원하는 걸 경험할 수 있고 그 경험은 또 자신의 서사와 맞물려 또 다른 무엇을 창조한다고 믿고 있다는 평소 자신의 소신을 말해왔다.  

 

몸이 짓는 아름다움 그 자체를 믿는 그녀는 그동안 과연 될까 싶었던 공연을 대중과 무용계 모두를 매혹시켜왔다. 기존 공연의 형식을 벗어난 새로운 형식을 확장시켰다는 평을 듣고 있는 그녀의 이번 국립 무용단과의 콜라보 공연 작품인 <몽유도원무>가 기대되는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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