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와 딸이 들려주는 음악
첼리스트 미샤 마이스키와 그의 딸, 릴리 마이스키가 다가오는 5월 1일 일요일 오후 5시에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첼로 독주회를 개최한다. 이들 부녀 듀오는 2017년 이후 5년 만에 한국을 찾는 것으로 서울 외에도 군산(4월 29일), 광주(5월 3일)에서도 독주회를 열 예정이다. 1985년부터 세계적인 클래식 음악 전문 음반사 중 하나인 도이치 그라모폰(DG)의 전속 아티스트로서 서른다섯 장이 넘는 음반을 녹음한 미샤 마이스키는 2019년 새 앨범, <20세기 클래식>을 발매했다. 메시앙, 피아졸라, 브리튼, 바르톡, 프로코피에프 등 20세기 작곡가들의 작품들을 담은 이번 앨범은 격변의 시기에 작곡된 곡들의 특성과 첼로의 넓고 깊은 음역, 폭이 넓은 음색 그리고 풍부한 연주 기법이 잘 어울린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번 내한 독주회에서는 앨범 수록곡 중 브리튼 첼로 소나타와 피아졸라의 르 그랑 탱고를 연주할 예정이다. 두 곡은 모두 마이스키의 스승이었던 로스트로포비치에게 헌정된 곡들이기도 하다. 이 외에도 클라라 슈만의 바이올린과 피아노를 위한 3개의 로망스, 브람스 바이올린 소나타 1번이 연주될 예정이다. 두 곡 모두 바이올린을 위해 작곡된 곡을 첼로를 위해 편곡한 버전이다. (알만한 사람은 다 알다시피 첼로는 정말 레퍼토리가 부족하다...) 이번 독주회는 특히 특별한 것이 그의 딸인 피아니스트 릴리 마이스키가 시종일관 아버지 미샤의 첼로에 피아노 반주를 맡는다. 이미 15년 이상 함께 연주하며 서로에게 가장 편안한 파트너가 되었다. 이번 공연에서는 독일의 디 벨트지(誌)가 "완벽한 호흡이 빚어내는 가장 이상적인 소리의 마법"이라 평한 마이스키 부녀의 연주를 클라라 슈만에서 피아졸라까지 각기 다른 개성이 두드러지는 곡들을 통해 보다 다양하고 깊이 있게 감상할 수 있을 것 같다.
현존하는 최고의 첼리스트 미샤 마이스키
현존하는 최고의 첼리스트인 미샤 마이스키(Mischa Maisky, 1948~, 정경화 선생님과 동갑이다)는 라트비아의 수도 리가에서 2남 1녀 중 막내로 태어났다. 여덟 살 때부터 첼로를 배웠으며 레닌그라드(지금의 상트 페테르부르크)음악원에서 첼로를 전공했다. 열일곱 살 때인 1965년, 소련(구 러시아) 음악 콩쿠르에서 6위에 입상하고 1966년에 차이코프스키 국제 콩쿠르에서 우승했다. 그때 그를 눈여겨보았던 첼리스트 로스트로포비치(Mstislav Rostropovich, 1927-2007)에게 발탁되어 1970년까지 모스크바 음악원에서 공부했다. 로스트로포비치는 그를 자신의 집에서 지내도록 하며 첼로를 가르쳤고 아버지가 돌아가신 지 얼마 되지 않았던 그는 로스트로포비치를 아버지처럼 따랐다고 한다. 그러나 1969년에 그의 누이가 이스라엘로 망명한 것이 원인이 되어 1970년에 소비에트 연방에 체포되어 18개월간 강제로 노동수용소에 수용되어 중노동을 해야 했다. 그 후유증으로 인해 두 달 동안 정신병원에 입원하기도 하였다. 1971년에 미국으로 망명하여 스승인 로스트로포비치의 권유로 첼리스트 피아티고르스키에게 사사하게 된다.
1972년에 출국허가가 나자 이스라엘로 이주했으며, 1973년에는 카사도 국제 첼로 콩쿠르에서 우승하고 다음해, 뉴욕 카네기홀에서 피츠버그 심포니 오케스트라와의 협연으로 성공적으로 프로페셔널한 연주자로 성공적인 데뷔를 하였다. 세계 유수한 오케스트라와 지휘자들과의 협연, 각 세계 도처에서 열린 독주회를 열었다. 같은 고향 출신인 바이올리니스트 기돈 크레머(Gidon Kremer, 1948~ )와 피아니스트 마르타 아르헤리치(Martha Argerich, 1941~ )와 삼총사로 셋이서 연주 및 음반 녹음을 자주 해왔다. 명음반도 참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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