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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다한 공연 이야기

'팔순'의 피아니스트, 마우리치오 폴리니가 온다!

by 매들렌 2022. 4.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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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아노를 치고 있는 마우리치오 폴리니.
Maurizio Pollini (1942. 1. 5- )

 

마우리치오 폴리니, 그는 누구인가

이탈리안 피아니스트 마우리치오 폴리니는 유명 건축가인 지노 폴리니의 아들이다. 1942년 1월 5일 밀라노 공국에서 태어나 1960년에 첫 음반을 발매하였다. 1957년 제네바 국제 콩쿠르에서 2위, 특히 1960년 열여덟의 나이로 쇼팽 국제 피아노 콩쿠르에서 심사위원 만장일치로 우승한 일은 전설 중의 하나로 지금도 회자되고 있다. 당시 심사위원 중 한 명이었던 아르투르 루빈스타인은 그를 가리켜 테크닉적인 면에서는 심사위원들보다도 더 잘 치는 소년이라고 극찬했다고 한다. 쇼팽 콩쿠르 우승 이후 쏟아지는 콘서트 계약을 뿌리치고 거의 10년 동안 피아니스트 미켈란젤리를 사사하는 등 연찬에 연찬을 거듭했다. 그런 후 자신의 음악에 확신을 가지게 되었고 1971년 도이치 그라모폰에서 연주를 녹음하여 음반으로 발매를 시작하고 전 세계적으로 엄청난 호평을 받았다. 특히 쇼팽 에튀드 음반은 철저히 악상을 지키면서 연주한 교과서적인 녹음으로써 완벽하고 빈틈없는 깔끔한 테크닉으로 큰 찬사를 받았다. 쇼팽 폴로네이즈 음반도 유명하며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전곡을 녹음하기도 했다. 한 마디로 엄청난 테크닉을 가진 피아니스트다. 지금은 고인이 된, 같은 고향 출신인 지휘자 클라우디오 아바도와 특히 친하여 둘이 함께 많은 콘서트와 음반을 녹음했었다. 팔십 평생 일본은 연주하러 자주 왔어도 우리나라는 한 번도 온 적이 없었다. 그랬던 그가, 5월 19일과 25일 서울 예술의 전당에서 그의 첫 내한 독주회가 열릴 예정이다!  그의 명성과 국내 팬덤에 비하면 늦어도 한참 늦은 내한 연주회라서 올해 최고의 클래식 음악 연주회가 될 것 같다.

 

 

 

일생에 한번, 꼭 들어야 할 공연

살아생전 그의 연주는 눈 앞에서는 접할 수 없을 것 같았지만 팔순을 맞은 2022년 기적같이 첫 내한 연주회가 성사되었다. 이건 단순히 내 생각인데 요즘처럼 전방위적인 우리나라 문화가 널리 세계에 퍼지고 있는 것이 클래식 음악 연주가들에게도 내한하여 연주하고 싶은 나라로 인식된 것은 아닐까 싶다. 예전엔 확실히 우리나라보다는 일본이 훨씬 유명하고 부자 나라였기 때문에 음악가들의 콘서트 투어도 자연스레 일본을 더 선택하게 되었을 것도 같다. 무엇보다도 그의 나이가 팔순이라는 데 있다. 실례되는 말이긴 하지만 솔직히 연세로만 놓고 볼 때는 당장 내일 목숨이 잘못됐다는 소식이 들려도 전혀 이상하지 않는 연세다. 어쩌면 지금이 정말 문자 그대로 일생에 한 번뿐인 기회다. 그의 실물과 그의 음악을 눈앞에서 두 귀로 들을 수 있는 귀하디 귀한 경험이 말이다. 5월 19일과 25일,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 홀에서 역사에 남을 만한 그의 연주회가 열린다. 모든 아티스트들의 우상인 마우리치오 폴리니의 건재를 확인하고 그가 음악계에 남긴 눈부신 자취를 온몸으로 느낄 수 있는 순간이 다가오고 있다. 

 

 

 

간결하고 완벽함

고전음악과 현대음악을 넘나들며 경계가 따로 없는 음악의 선구자, 마우리치오 폴리니. 그가 클래식 음악계에 끼친 영향력은 그야말로 막강하다. 클래식 음악의 정석이라고 불리는 고전 레퍼토리의 절제된 해석으로 교과서적인 음악을 선보이는가 하면, 때로는 자유롭지만 지적인 해석으로 현대음악을 조명하는 선구자적인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폭넓은 장르의 스펙트럼을 실연하고, 현대음악의 발전에 기여도로 클래식 음악계에 새로운 청중을 불러모으면서 많은 평론가들에게 추앙을 받아오기도 했다. 시대에 따른 장르의 변화에 기꺼이 순응하고 나이가 무색하게 완벽하게 그것을 섭렵하며 그만의 음악적 언어를 청중들과 함께 나눈다. 대중적인 성취와 예술적인 성취를 모두 이뤄낸 그는 모든 예술가들이 꿈꾸는 가장 이상적인 예술가의 존재임에 틀림이 없다.

 

피아니스트 마우리치오 폴리니
이탈리안 피아니스트 마우리치오 폴리니

 

반세기 동안 피아노 음악을 지배해 온 황제

피아노의 황제, 마우리치오 폴리니는 반세기를 넘는 시간 동안 피아노 음악을 지배해 온 클래식 음악계의 살아있는 역사로 인생의 황혼이 짙게 물든 그의 연주가 우리나라 청중들에게 남기는 메시지가 다소 남다르게 다가올 것 같다. 노련함과 관록이 꽉 들어찬 80세 피아니스트의 기적같은 내한 연주가 반가우면서도 어딘지 모르게 울컥한다. 그의 삶이 녹아든 인생의 대서사부터 지나온 세월 동안 클래식 음악의 역사의 장이 그의 손끝에서 펼쳐지기 때문이다. 인생의 뒤안길에서 얻은 고결한 통찰력과 표현력이 담긴 그의 연주에는 80년이라는 시간의 예술이 뒤따른다. 그리고 그가 써 내려갈 또 다른 역사의 순간이 우리를 마주한다. 두 번의 공연이 모두 평일이니만큼 참 애석하게도 난 연주회에 참석할 수 없지만 KBS FM실황중계에서 혹시 이 역사적인 연주회를 실황중계해주지 않을까 내심 기대해본다. 만약 그렇다면 꼭 청취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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