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다한 공연 이야기113 역동적인 남성들의 전통 춤, 한량무(閑良舞) 한량무의 개요 한량이란, 벼슬에 오르지 않은 혹은 오르지 못한 양반을 일컫는 말로써 풍류를 즐길 줄 알고 의기 있는 사내를 가리켜 부르는 말이기도 하다. 이런 한량들이 놀이판을 펼쳐서 즐겼던 춤을 한량무(閑良舞)라고 한다. 무용극 형태의 한량무의 내용은 한량과 별감이 기생들을 데리고 노는 자리에 승려가 나타나 이 광경을 보고 기생에게 반하여 멋진 춤으로 기생의 환심을 사서 기생이 마침내 한량과 별감을 배반하고 승려에게 간다. 이것은 타락한 선비, 파계한 중, 정조 없는 여인, 게으른 관리들을 응징하는 조선시대의 퇴폐성을 풍자하고 있는 것이다. 춤 장단은 주로 삼현육각의 연주로 중모리, 타령, 굿거리, 자진모리 등의 가락을 이용한다. 한량무는 우리나라 무용극 중 기방에서 연희되었던 최초의 극형식 춤으로 역.. 2022. 2. 20. 택시 합승 하실래요? 연극 택시 드리벌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연극 중 하나 1998년 고3이었던 때, 대전 시민회관에서 극단 새벽이 공연하는 연극 '택시 드리벌'을 처음 관람했다. 택시 드리벌은 택시 운전사라는 뜻의 영어 Taxi Driver를 콩글리시 발음을 섞어 만든, 그러니까 택시 운전사란 의미다. 눈물 나게 웃다가 가슴이 찡했다가 마지막에 가서는 좀 허탈했던 주인공 덕배의 인생. 이 연극의 매력은 극 중에 등장하는 여러 승객들의 사연을 시대에 맞게 연출자 마음대로 바꿀 수 있다는 점이다. 나는 장진 식 코미디를 좋아한다. 그의 영화도 그렇고, 연극도 그렇고 한 번도 코믹한 부분에서 안 웃은 적이 없다. 그러고 보면 그가 구사하는 웃음 코드가 나와 맞는가 보다.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연극 중 하나인 작품이다. 이것 말고도 그가 직접 쓴 '서.. 2022. 2. 19. 안네 소피 무터의 베토벤 바이올린 협주곡 우리 시대 바이올린의 디바 20년 전에 녹음된 안네 소피 무터의 베토벤 바이올린 협주곡 음반에 대해 이야기해 볼까 한다. 우리 시대 바이올린의 디바로 여전히 군림하고 있는 그녀가 베토벤 협주곡 특유의 진지하고 휴머니즘이 생각날 정도로 사려 깊은 예술적 선율을 제대로 드러내고 있는 음반이다. 지난 2015년 12월에 타계한 독일 출신 지휘자 쿠르트 마주어(Kurt Masur, 1927-2015)가 지휘봉을 잡고 그가 이끄는 뉴욕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와 함께 한 마지막 녹음 가운데 하나가 되었다. 이십 년 전인 2002년 5월 뉴욕에 위치한 링컨센터의 에이버리 피셔 홀에서 있었던 뉴욕 필 정기 연주회의 생생한 현장을 그대로 포착한 음반이다. 게다가 이 음반을 녹음할 때는 그녀가 아직 소녀티가 채 가시지 않은 .. 2022. 2. 18. 우리 민족의 전통 춤을 축약한 부채춤 우리 민족의 전통 춤을 축약한 부채춤 문자 그대로 부채를 사용하여 추는 춤이다. 고전 무용에서부터 현대 무용, 혹은 상업적 댄스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응용하여 쓰이고 있다. 우리나라의 부채춤은 거의 고유 명사로써 사용되고 있으며 다른 나라의 부채를 이용한 무용이나 Fan Dance와는 유래가 전혀 다르다. 1954년 무용가 김백봉이 한국 전통 무용을 간소화하여 만들어 낸 현대적인 군무다. 태평무, 승무 심지어 무속에서 무녀들이 추는 춤에서도 나타나는, 다양한 색채의 소맷자락이나 색깔천으로 관객들의 눈을 현혹시키던 전통춤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했다고 생각하면 맞다. 부채춤은 부채를 접거나 펼칠 때 나는 소리가 악기 역할이 되기도 하는 아주 독특한 매력을 가졌다. 경쾌한 기악 반주에 무용수들의 화려한 의상과 부채.. 2022. 2. 17. 이전 1 ··· 9 10 11 12 13 14 15 ··· 29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