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발레단 <해적>, 대전에 온다!
정의로운 모험을 꿈꾸는 해적단의 항해가 시작된다! <해적>은 영국 낭만 시인인 바이런의 극시를 바탕으로 한 마리우스 쁘띠빠의 오리지널 안무가 세계적으로 널리 무대에 올려지고 있다. 하지만 이번 국립발레단의 <해적>은 마리우스 쁘띠빠의 오리지널 안무가 아닌 국립발레단의 솔리스트이자 안무가인 송정빈이 새롭게 탄생시킨 작품으로 지난 2020년 11월에 초연했었다. 초연 이후 두 번째 공연인 듯한데 서울에서 했던 그대로 대전에서도 공연한다고 한다. 가장 주목할 점은 원작에서 노예로 설정된 두 여주인공 '메도라'와 '귈나라'를 각각 플로리아나 섬의 아름다운 소녀와 마젠토스 왕국의 대사제로 설정한 것이다! 캐릭터의 설정과 함께 작품의 전개 또한 각색되어 정의로운 해적단의 메도라 구출작전과 이인자 비 르반 토의 배신, 그리고 메도라와 해적단의 두목 콘라드의 아름다운 사랑 이야기를 그린다고 한다.
오리지널 <해적>의 역사
초연은 1837년 6월, 알버트 데콤브의 안무로 무대에 올려졌다. 영국 시인 바이런의 서사시에 바탕을 두었고 6월 29일 런던 왕립 극장에서 2막으로 초연되었다. 한편 생 조르주와 마질리에의 대본, 아돌프 아당의 음악 그리고 마질리에의 안무로 이루어진 프랑스 공연에서는 나폴레옹 3세와 그 황후가 임석하여 대단한 칭찬을 했다고 한다.
1858년 1월 24일 상트 페테르부르크의 황실 마린스키 극장 공연에서 아당의 음악에 퓌니의 곡도 첨가되었고 안무도 쥘 빼로가 개정했다. 1868년에는 마리우스 쁘띠빠가 마질리에의 안무 원형대로 개정하였으며 1년 전 드리브가 첨가해 넣은 '꽃의 왈츠'를 삭제하고 아당과 퓌니 그리고 드리브의 2 인무 음악이 사용되었다.
안무가 골스키 버전이 초연된 것은 1912년 모스크바의 볼쇼이 극장에서였는데 이것은 마질리에 판의 줄거리와 구성을 대폭 변경한 대규모의 작품이었다.
오늘날 러시아에서 가장 높이 평가를 받고 있는 공연은 1958년 10월 6일 모스크바의 스타니슬라브스키와 다닐로비치 단첸코 기념 음악 극장에서 상연된 것으로 이것은 생 조르쥬와 마질리에의 대본, 아당과 드리브의 음악, 니나 그리쉬나의 안무 그리고 루드밀라의 미술로 구성되어 대단히 연극적인 발레로 평가받고 있다.
프로그램 줄거리
<1장 1막, 거친 파도 위>
콘라드의 해적단은 금은보화를 찾아 떠돌다가 마젠토스의 상선을 포착하고 해적단의 공격에 선박은 항복한다. 콘라드는 해적단의 이인자 비르반토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노예로 팔릴 운명이었던 포로들을 풀어준다. 알리를 비롯하여 자유의 몸이 된 이들은 자신을 풀어준 해적단에 합류한다. 콘라드의 해적단은 다시 기세 등등하게 돛을 올린다.
<2막, 플로리아나 섬>
본거지로 돌아가려는 와중에 해적단은 플로리아나라는 작은 섬을 발견하고 물과 식량을 보충하기 위해 해변에 정박한다. 마침 플로리아나에서는 수확에 감사를 드리는 축제가 열리고 있다. 해적들이 축제를 즐기는 동안, 메도라라는 이름의 소녀가 콘라드의 이목을 사로잡는다. 이때 마젠토스 왕국에서 왕, 랑뎀 왕자, 신전의 대사제인 귈나라를 포함한 무리가 플로리아나를 찾아온다. 왕의 부탁으로 귈나라는 플로리아나 사람들에게 축복을 전한다. 베일 속 귈나라의 모습이 드러나자 메도라는 귈나라의 모습을 홀린 듯 바라본다. 왕은 플로리아나 사람들에게 축복에 대한 대가로 귀중품을 바치라고 요구한다. 메도라와 친구들은 마땅한 귀중품이 없어서 감사의 춤으로 대신하려고 한다. 하지만 왕은 이를 무시하고, 병사들에게 메도라와 친구들을 끌고 오라고 명한다. 콘라드는 메도라를 구출하기 위해 마젠토스로 향할 것을 해적들과 결의하지만 비르반토는 이에 불만을 표한다.
<3막, 마젠토스로부터의 구출 작전>
왕과 그의 일행, 메도라와 친구들은 마젠토스 왕국의 신전 앞에 도달한다. 빈민들이 신전 앞에 서성이고 있지만, 귈나라만 그들에게 선의를 베푼다. 해적들은 그 광경을 멀리서 훔쳐보고는 빈민으로 변장하여 신전에 잠입하기로 한다. 신전 안에 도달하자 왕은 메도라와 친구들에게 다른 사제들과 함께 비의 의식을 올리라고 명한다. 곧 비의 의식이 벌어진다. 의식이 끝나고 신성한 샘에서 목을 축이고자 하는 빈민들이 몰려온다. 귈나라는 빈민들 사이에 해적단이 섞여있음을 눈치채고 메도라와 함께 교란 작전을 펼친다. 이윽고 콘라드와 랑뎀 왕자 사이에 혈투가 벌어지고 랑뎀 왕자는 결국 사망한다. 해적단은 메도라를 데리고 탈출하지만 비르반토는 신전의 성물을 탐내다가 체포된다.
<2장 1막, 비르반토의 배반>
사형의 위기에 처한 비르반토는 왕에게 죽은 아들에 대한 복수를 하겠노라며 콘라드와 해적단을 배신한다. 귈나라는 메도라와 콘라드가 처할 위험에 대해 알리고자 비르반토의 배에 몰래 올라탄다.
<2장 2막, 해적섬>
해적섬에 도착한 해적단은 비르반토가 죽었다고 생각하고 그의 죽음에 대한 애도를 표한다. 그 후, 해적들은 귀환을 기념하기 위해 향연을 벌이는데 그 사이에 비르반토가 마젠토스의 병사들을 이끌고 해적섬에 잠입한다. 귈나라는 알리에게 비르반토의 배신을 알린다. 비르반토의 배신을 알지 못하는 메도라와 콘라드는 달콤한 사랑을 속삭인다. 둘이 잠든 사이, 비르반토가 들이닥쳐 콘라드를 살해하려 한다. 하지만 알리가 해적단을 이끌어 오고 곧 마젠토스의 무리와 해적단 간의 전투가 벌어진다. 콘라드는 비르반토를 회유해 보려고 하지만 실패하고 결국 비르반토를 향해 죽음의 방아쇠를 당긴다.
<2장 3막, 또 다른 모험을 향해>
밤이 지나가고 태양이 다시 떴다. 해적단은 새로운 모험을 위해 배에 오른다.
새로운 안무와 새로운 각색
오리지널 안무와 이야기까지 새롭게 각색했다니 몹시 궁금하다. 송정빈 수석 무용수가 어떻게 안무했는지도 흥미를 끄는 포인트다. 힘들게 서울까지 가지 않아도 되니 너무 좋다! 개인적으로 국립발레단에서 무용수들의 은퇴 이후를 생각해 안무가로서의 길을 제시해주고 데뷔 기회를 주니 참 잘하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무용수들의 은퇴는 직장인들에 비해 훨씬 이른 나이에 하며 그 이후는 막막할 따름이다. 발레를 놓지 않고도 그것으로 꾸준히 돈을 벌 수 있는 직업이 있다면 그것을 하는 것이 최선일 것이다.
아무튼 한국에서 쉽게 보기 힘든 작품이니, 꼭 관람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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