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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다한 공연 이야기

세상에서 가장 슬픈 곡, 비탈리 샤콘느 G단조

by 매들렌 2022. 2.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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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올린을 연주하는 소녀
바이올린을 연주하는 소녀

 

 

샤콘느 G단조

이 전통적인 G단조의 샤콘느(chaconne)는 이탈리아 작곡가 토마소 안토니오 비탈리가 바로크 양식으로 작곡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18세기 초에 필사된 드레스덴 필사본은 가장 초기에 알려진 샤콘느 버전이지만, 독일의 드레스덴 슈타츠카펠레의 악장이었던 바이올리니스트 페르디난트 다비트(멘델스존 바이올린 협주곡의 초연자)가 바이올린과 피아노를 위해 편곡한 버전이 1867년에 출판되었다. 이 작품의 작곡에 대한 기원은 지금도 논란이 되고 있으며 어떤 학자는 페르디난트 다비트가 작곡한 것으로 그가 음악적으로 장난친 것이라는 가설을 세우기도 한다. 어쨌든 1867년 이후 그의 편곡 버전으로 연주되어 내려오다가 20세기 초, 레오폴드 샤를리에라는 사람이 이 작품에 상당한 변화를 주어 테크닉적이고 로맨틱한 스타일의 소품으로 탈바꿈시켰다. 

 

 

 

세상에서 가장 슬픈 곡

슬픈 곡이라고 많이들 말하곤 하는데, 그건 어디까지나 어떻게 느끼고 해석하느냐의 차이가 아닐까 싶다. 슬프다는 해석도 가능하지만 당대의 일반적인 샤콘느 분위기나 바이올린 주법을 감안하면 주제를 슬픔으로 봐야 할 지는 바이올리니스트 개인의 역량이 아닐까 싶다. 그래서 이 곡을 바이올린의 낭만주의적 바로크 음악이라고 부른다. 원곡은 심플하게 바이올린에 통주저음으로 쓰였으나 관현악이나 피아노 버전으로 편곡하여 연주하여지기도 한다. 가장 유명한 음원으로는 야샤 하이페츠가 연주한 버전이며 이것은 레스피기라는 편곡자가 바이올린과 오르간 반주 버전으로 편곡한 것이다. 오르간이 침울한 분위기로 저음을 연주하는 동안 그 위를 바이올린 선율이 통렬하고 유려하게 날아오른다. 

 

 

 

샤콘느의 형식

샤콘느 악보
vitali Chaconne in G minor

 

 

샤콘느는 일반적으로 단조와 삼박자에서 반복되는 화성 진행에 대한 일련의 변주를 특징으로 한다. 많은 초기의 바로크 샤콘느와 마찬가지로 G단조의 샤콘느는 G단조 음계의 4음 부분으로 시작하는 내림차순 테트라코드를 특징으로 한다. 여기서 테트라코드는 3개의 음정으로 분리된 4개의 음표를 말한다. (몰라도 되는 부분이니 그런 것이 있다는 정도로 넘어가면 좋겠다.) 이 베이스 라인은 50번 이상 반복되는 반면, 바이올린 부분은 원래 주제에 대한 점점 더 복잡한 변주로 들어간다. 작곡은 G단조로 되어 있지만 드레스덴 필사본은 조표에 플랫(내림표)이 하나만 포함되어 있는 반면, E♭(내림 마) 음표는 18세기 음악 필사본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것처럼 전체에 수동으로 표시된다. 바이올린 파트는 여러 차례 변주 사이에서 갑자기 키를 변경하는데 이는 바로크 시대의 샤콘느 양식의 특징이 아니다. 

 

샤콘느 형식은 바로크 시대에 일반적으로 사용된 또 다른 음악 형식인 파사칼리아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파사칼리아도 관련된 변주곡의 집합으로 구성되어 있지만 변주곡은 샤콘느를 위한 화성 모음집이라기보다 베이스 라인에서 반복되는 멜로디를 공유한다. 비탈리 샤콘느 G단조는 1867년 첫 출판 때부터 '샤콘느'라는 명칭을 받았지만 일부 음악학자들은 반복되는 베이스 라인 때문에 샤콘느가 아니라 파사칼리아로 더 정확하게 기술되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바이올린과 꽃과 악보
violin and roses

 

 

주목할만한 공연들

야샤 하이페츠는 데뷔 때부터 다른 곡들과 함께 그의 커리어 내내 이 작품을 계속 연주했다. 1917년 그가 뉴욕 카네기홀 데뷔 독주회 때 연주한 이곡은 지금도 전설 속 일화로 남아 있다. 오르가니스트 프랭크 L.실리의 오르간 반주로 그의 연주는 비평가와 청중들로부터 열광적인 지지를 얻어내었다. 뉴욕 해럴드 사의 폴 모리스는 이를 두고 '20세기 가장 중요한 연주'라고 칭했다. 당시 음악 평론가 중 하나인 Pitts Sanborn은 야샤 하이페츠가 '매우 웅장하고 고상하게' 연주했다고 평했다. 현재 시중에 음반으로 널리 유통되고 있는 하이페츠의 비탈리 샤콘느는 이곡의 가장 대표격인 레코드로 손꼽힌다. 추천할만한 연주자는 네이선 밀슈타인, 데이비드 오이스트라흐, 헨릭 쉐링, 그리고 사라 장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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