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을 느끼지 못하는 소년의 성장 이야기
역대 창비 청소년 문학상을 수상한 작품 중에서 이 책 <아몬드>만큼 베스트셀러가 없을 듯하다. 꾸준히 입소문을 타고 여전히 읽히고 있다. 이런 추세라면 아마도 스테디셀러가 되지 않을까 싶다. 방탄소년단의 RM과 슈가가 읽은 책이라면서 또 한 번 붐이 일었고 그래서 나는 영화나 드라마로 제작한다는 말이 나올 줄 알았는데 뮤지컬로 제작되어서 깜짝 놀랐다. 2019년 글로컬 뮤지컬 라이브 쇼케이스 및 2021년 창작산실의 올해의 신작 시범 공연 등 쇼케이스 공연마다 관객들의 호평과 기대를 받으며 4년간 지속적인 개발 과정을 거쳤다고 한다. 우리나라 뮤지컬계의 대표하는 창작진인 프로듀서 강병원, 연출 김태형, 작/편곡 이성준, 각색/작사 서휘원, 안무 이현정, 음악감독 신은경 씨가 의기투합하고 6인조 라이브 밴드의 아름다운 음악과 감각적인 무대 연출로 원작의 감동을 재현한다고 한다.
윤재의 이야기
뮤지컬 <아몬드>는 지난 2017년 출간 이후 해외 20개국 출간, 국내 판매 90만부를 돌파하며 꾸준히 베스트셀러에 오르고 있는 손원평 작가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다. '아몬드'라고 불리는 뇌 속 편도체가 작아 감정을 느끼지 못하는 '알렉시티미아'라는 선천성 질병을 앓고 있는 주인공 '윤재'의 성장을 그리고 있다.
열 여섯 살 윤재는 감정을 느끼지 못하는 감정 표현 불능증인 알렉시티미아라는 희귀병을 앓고 있다. 남들보다 작은 편도체 때문에 감정을 느끼는 것도, 타인의 감정을 공감하는 것도 어려운 윤재는 엄마와 외할머니의 사랑과 관심 속에서 감정을 학습하며 적당히 보통 아이들처럼 자라난다. 그러던 윤재의 열여섯 번째 생일이자 크리스마스이브였던 그날, 순식간에 벌어진 묻지마 살인 사고에 인해 윤재의 외할머니는 세상을 떠나고 엄마는 식물인간이 되고 만다.
하루아침에 혼자가 된 윤재. 아직 배우지 못한 감정과 표정이 많은 윤재는 여전히 타인과 함께 어울리는 일은 어려운 일이다. 그런 윤재 앞에 어느 날, 분노가 가득한 곤이(윤이수)가 나타나고, 곤이는 윤재에게 화를 쏟아내지만 감정의 동요가 없는 윤재 앞에선 오히려 쩔쩔매고 만다. 윤재는 그런 곤이가 밉지 않고 오히려 그에 대해 더 알고 싶다는 호기심을 갖게 된다. 남들은 이해할 수 없는 특별한 우정을 쌓아가며 윤재는 조금씩 내면의 변화를 겪는다. 서로 다른 이유로 괴물이라고 불리는 두 소년은 세상으로 한 발짝 나아갈 수 있을까.
출연진 정보
선천적 편도체 이상으로 감정을 느끼지 못하는 주인공 '윤재' 역할에는 뮤지컬 배우 홍승안, 문태유가 캐스팅되었다. tvN <슬기로운 의사생활>과 jtbc <기상청 사람들>에 출연하며 인기가 급부상한 문태유가 1년 만에 뮤지컬 무대로 돌아온다. 더블 캐스트로는 뮤지컬 <아몬드> 개발 과정에서 쇼케이스부터 함께 해온 홍승안이 출연을 결정지었다.
어린 시절 납치 된 후, 입양과 파양을 겪고 소년원 생활을 거치며 세상에 대한 분노로 가득 찬 소년 '곤이' 역할에는 배우 이해준, 조환지가 출연한다. 이해준은 최근 뮤지컬 <곤 투모로우>, <트레이스유>, 연극 <알앤제이>, <히스토리 보이즈> 등 대학로 흥행 작품마다 이름을 올려온 배우다. 또한 뮤지컬 <더데빌>, <메리 셸리>, <루드윅: 베토벤 더 피아노> 등에서 뛰어난 가창력을 보여준 조환지가 더블 캐스팅되었다.
별명은 '또라이'지만 육상 선수를 꿈꾸는 맑은 감성을 가진 소녀 '도라'역은 임찬민, 송영미가 캐스팅되었다. 임찬민은 뮤지컬 <아이위시>, <풍월주>, 연극 <가족이라는 이름의 부족> 등에서 자신만의 캐릭터를 소화하며 뮤지컬 팬들의 큰 사랑을 받고 있다. 더블 캐스트인 송영미 역시 뮤지컬 <앤>, <폴>, <라 루미에르> 등의 작품에서 호평을 받아왔다.
감정을 느끼지 못하는 윤재가 평범하게 살아가길 바라며 감정 교육에 매진하는 '엄마'역은 김선경, 오진영이 캐스팅 됐다. 뮤지컬 <포미니츠>, <메노포즈>, <오! 캐럴>, <브로드웨이 42번가> 등 무대와 브라운관을 넘나들며 내공을 쌓아온 김선경이 새로운 모습을 보여줄 예정이다. 또 뮤지컬 <메이사의 노래>,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오! 캐럴>, <태양왕> 등에서 활약한 오진영이 더블 캐스트 됐다.
슈퍼 히어로 같은 윤재의 외할머니 역에는 홍윤희, 유보영이 캐스팅 됐다. 뮤지컬 <빌리 엘리어트>에서 활약한 홍윤희와 뮤지컬 <스핏파이어 그릴>에서 사랑받고 있는 유보영이 할머니 역을 맡아 강한 존재감을 드러낼 예정이다.
엄마와 할머니를 한 순간에 잃고 홀로 남겨진 윤재에게 든든한 조력자가 되어주는 빵집 사장님, '심박사' 역에는 김태한, 정상윤이 출연한다. 뮤지컬 <곤 투모로우>, <섬싱 로튼> 등에서 다양한 캐릭터를 소화하며 존재감을 발휘하고 있는 김태한이 관객들을 사로잡을 예정이라고 한다. 또 뮤지컬 <은하철도의 밤>, <레드북>, <더 캐슬>, 연극 <엘리펀트 송> 등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정상윤이 더블 캐스트 됐다.
권위적이고 체면만을 앞세우는 곤이 아버지 '윤교수' 역에는 김수용과 김승용이 캐스팅됐다. 뮤지컬 <여명의 눈동자>, <명동 로망스> 등의 작품에서 관록 있는 연기를 선보였던 김수용과 뮤지컬 <레드북>, <전설의 리틀 농구단>에서 감초 연기로 극을 이끌었던 김승용이 더블 캐스팅되어 각자만의 윤 교수를 선보일 예정이다.
마지막으로 죽음을 눈앞에 두는 '곤이 엄마' 역에는 뮤지컬 <사춘기>로 관객들에게 눈도장을 찍은 강윤정, 곤이를 위험하게 만드는 '철사' 역에는 현재 뮤지컬 <팬레터>에서 관객을 만나고 있는 김태인, 학교에서 곤이와 무리를 지어 다니는 '찐빵' 역에는 뮤지컬 <홀연했던 사나이>의 김효성이 캐스팅 되었다.
지금으로는 상상이 잘 가지 않는다
개인적으로 소설 <아몬드>를 두 번 읽었다. 무언가 강한 흡인력이 있는 소설이었다. 청소년 소설이라서 중단편 정도 되는 길이라 만약 각색을 한다면 영화로 나오지 않을까 생각했었다. 뮤지컬로 나온다고 하니 조금 실망했지만 음악과 노래가 어떻게 나왔을지 은근히 기대가 된다. 원작자인 손원평 씨도 훌륭한 배우들과 멋진 음악, 재치 있는 연출이 돋보였다고 평했다. 4월에 상연을 시작하면 한번 보고 싶은 마음이 생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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