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픈런이란? 폐막일을 지정하지 않고 계속되는 공연을 뜻함.
국내 최초 독창적 형식의 연극
사건이 벌어진 바로 그날, 그날의 관객과 함께 사건을 해결하는 코믹 추리 수사극이다.
언제나 말 많고 분주한 '쉬어매드니스 미용실'의 일상이 뒤집는 날! 미용실 위층에서 일어난 살인사건의 용의자를 반드시 찾아야 한다. 사건의 피해자는 미용실 위층에서 살고 있던 한 사람, 왕년에 잘 나가던 유명 피아니스트 바이엘 하 이다. 손님으로 가장해 잠복하고 있던 형사들은 미용실에 함께 있던 사람들을 용의자로 지목한다. 이 광경을 모두 지켜보고 있던 관객들은 목격자이자 배심원이 되어 용의자들의 행적을 캐묻는다. 저마다 완벽하고 치밀한 알리바이를 내세워 자신을 변호하는 네 명의 인물들, 미용실 주인 '조호진(조지)'와 '장미숙(수지)', 미용실 단골손님인 부잣집 사모님 '한보현', 골동품 판매상인 '오준수'까지! 범인은 바로 여기, 미용실 안에 있다! 오늘의 당신만이 오늘의 범인을 잡을 수 있다! 당신이 지목할 범인은 누구인가.
관객 참여 형식의 연극
관객이 직접 용의자의 알리바이를 추리하고 증언하는 연극이다. 무대와 객석, 관객과 배우가 함께 호흡하는 묘미가 있다. 실시간 진행되는 즉흥극을 통해 끊임없이 유쾌함이 재창조되는 작품이다. 365일 매회 다른 결말로 기존에 있던 작품과의 비교를 할 수가 없는 형식의 연극이다. 2015년부터 오픈런이었으니 벌써 햇수로 7년 째 장기 공연하고 있다. 나도 이 작품을 아직 한 번도 못 봤다. 하지만 관객이 이야기에 직접 참여하는 연극을 본 지가 꽤 오래되었다. 흥미가 당기는 공연임에는 틀림없다.
Shear Madness, 여러분, 증언해주세요!
1980년 미국 보스턴에서 초연한 라이선스 작품으로 미국 역사상 최장기 공연이라는 기네스 기록을 보유하며, 전 세계 22개 도시에서 매일 공연하는 스테디셀러다. 2006년 국내 초연 때 관객이 참여해 극을 이끌어 가는 이머시브(immersive)형태의 극을 선보여서 엄청난 화제를 끌어모았다. 2015년 11월 12일부터는 극을 새롭게 바꿔 오픈런으로 지금까지 계속 공연을 해오고 있다. 약 75분 후 10분의 인터미션이 있다고 한다. 인터미션이 끝나면 출연진들이 모두 나와 관객들에게 아래의 질문들 중 무작위로 뽑아서 물어본다고 한다. 배우들이 용의자를 밝힐 단서를 얻기 위함이다.
1경찰은 왜 일찍 와서 건물을 감시하는가
2출연진들은 왼손잡이 인가요, 오른손잡이인가요? 그리고 혈액형은?
3용의자의 발소리 및 족적
4쓰레기통에 있던 부러진 가위, 그리고 범행에 사용된 가위
5두 미용사들의 앞치마는 어디에?
6장미숙이 버린 염색용 장갑
7장미숙은 쓰레기를 버리러 오른쪽 문으로 나갔는데 왜 위층으로 올라갔나? 그리고 왜 가운데 문으로 들어왔나?
8쉬는 시간에 오준수가 장미숙에게 건넨 쪽지의 내용은?
9오준수의 가방에 무엇이 들어있나? 수첩에 무엇이 기록되어 있나?
10 한보현의 장갑은 어디에?
11 한보현은 왜 늦었는가?
12 한보현의 파우치에 무엇이 들어있나?
이 작품은 '쉬어매드니스 미용실'에서 일어난 살인 사건의 추리를 관객들에게 맡기는 독특한 형식이다. 관객들은 질문을 받기도 하고, 배우들에게 질문을 할 수 있다. 인터미션을 이용해 형사 역할의 배우들에게 관객이 직접 의문을 제기할 수도 있다. 이런 참여형 연극은 장면마다 허투루 봐서도 안된다. 복선을 언제 어디에서나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관객들은 배우들과 함께 긴장하고 집중해서 보며 능동적으로 극을 대할 수 있다. 다른 연극 작품은 배우가 관객을 웃기거나 감동을 주고 관객은 그것을 받아들여 흐름에 따라 울고 웃을 수 있던 반면, 이 연극은 그 흐름을 관객도 함께 만들어가야 한다. 관객은 연극을 보는 것뿐만 아니라 '수사'도 해야 한다. 그리고 중요한 점! 관객의 반응에 따라 달라지는 멀티 엔딩이다. 참여형 연극에서 이미 정해진 결말이 있다면, '내 답이 틀리면 어떡하지?' 하는 생각이 들 수 있다. 멀티 엔딩은 이런 걱정을 전부 없애버린다. 관객이 선택하면서 '이 선택은 어떤 결과를 만들까?' 하는 궁금증과 기대를 증폭시키기도 한다.
흥미로운 연극, 쉬어매드니스. 오픈런이니만큼 날씨가 따뜻해지면 꼭 보러가야겠다. 굉장한 재미가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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