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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다한 공연 이야기

대전 연극, 고려 극장 홍영감

by 매들렌 2021. 12.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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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고려극장 홍영감 공연 포스터

 

 

홍범도 장군, 대전에서 영면하시다

지난 2021년 8월 15일, 봉오동 전투와 청산리 전투에서 혁혁한 공을 세우셨던 홍범도 장군님이 대전 국립 현충원에서 안장되셨다. 돌아가실 때 '조선이 독립하면 나를 그곳으로 데려가 달라.'라고 하셨던 유언을 한 세기가 지나서야 지켜지게 되었다. 남한이 주도하는 북한 흡수 통일이 되면 그때는 고향인 평양에 묻히실지도 모르겠지만 그때까지는 대전에서 영면하시게 되었다. 게다가 올해는 봉오동 전투가 일어난 지 100년째 되는 해이다. 장군님이 대전에서 영면하시게 된 기념으로 장군님 관련한 연극이 대전에서 공연되었다. 누구보다 극적인 삶을 살았던 홍범도 장군은 카자흐스탄에서 극장 관리인으로 인생을 마감하셨다. 독립운동의 최선봉에 섰던 분이었지만, 그 이면에는 고통과 갈등, 그리움으로 점철되어 있었다. 잊혀진 영웅의 모습보다는 고향을 떠나 떠돌던 한 개인의 디아스포라를 통해 조국과 민족의 운명을 같이 할 수밖에 없는 공동체의 의미를 현대적으로 고찰하고자 제작했다고 한다.

 

시놉시스

형과의 약속을 저버리고 카자흐스탄으로 돌아와 버린 형수가 고려극장의 배우라는 정보를 얻고 연극 연출가 박두범은 형을 대신하여 카자흐스탄의 고려극장을 방문한다. 하지만 그녀의 흔적은 없다. 형수를 찾아내는 조건으로 차기 작품의 제작비를 약속받은 박두범은 그녀를 수소문하여 고려극장에 머무르게 된다. 어느 날부터 밤이 되면 박두범이 지내는 연습실에 정체가 모호한 홍영감이 나타나 그와 함께 한다. 새로운 연극의 소재를 찾던 박두범은 그의 이야기에 흥미를 느끼고, 점점 적극적인 자세로 홍영감과의 대화를 시도한다. 홍영감의 탄생과 성장과정, 사고를 치고 도망쳤던 절에서 지내다가 아들을 얻게 된 사연, 백발백중 명사수가 된 사연, 봉오동에서의 전투와 강제 이주까지. 박두범은 점점 홍영감이 들려주는 이야기에 매료된다. 그러나 날이 밝으면 홀연히 사라지는 그와 그의 정체를 모른다고 하는 고려극장 여배우 올가와의 사이에서 박두범은 혼란을 겪게 된다. 그러면서 우리의 독립 투쟁 역사를 다시 생각하게 된다.

 

홍범도 장군, 그는 누구인가

홍범도 장군 생전 모습
홍범도(1868.10.12-1943.10.25)

 

홍범도는 조선 말기의 의병장으로 활약하셨으며 일제강점기의 독립운동가이자 군인이다. 사냥꾼으로 활동한 전적이 있어 사격술에 능하였다. 1910년 한일 병합 조약 이후에는 만주에서 독립군을 이끌었다. 그는 독립군 양성에 힘썼으며 1919년 간도 국민회의 대한 독립군 사령관이 되어 국내로 들어와 일본군을 습격하였다. 그후 독립군 통합 운동을 벌여 대한독립군단을 조직, 김좌진과 함께 부총재가 되었다. 1920년, 일본군이 봉오동을 공격해오자 3일 동안 일본군만 120여 명을 사살하는 최대의 전과를 올렸다. 이것이 바로 봉오동 전투이다. 이어서 청산리에서 김좌진의 북로군정서 군과 함께 일본군을 대파하였다. 간도 참변, 자유시 참변을 겪은 그는 한반도로 돌아오지 않고 연해주에 머물렀다. 1937년 스탈린의 한인 강제 이주 정책으로 인해 연해주에서 카자흐스탄 키질로르다로 강제 이주당했다. 키질로르다로 옮겨 온 그는 집단농장을 운영하기도 하였으며 말년에는 고려극장 관리인으로 일하며 여생을 보내다가 1943년 76세의 나이로 타계하셨다.

 

아쉬운 작품

오해하지 마시라. 공연이 아쉽다는 말이 아니라 보러가지 못해서 아쉽다는 의미다. 직장 가까운 곳에서 코로나 확진자가 생겨 몸을 사릴 때였다. 변명처럼 들리지만 사실이다. 직장 가는 길목에 포스터가 붙어 있어서 거의 매일 봤지만...... 보러 갈 수가 없었다. 극단 홍시는 처음 들어보는 배우 집단이었다. 포스터를 뚫고 나올 것 같은 배우들의 눈빛 연기가 인상적이었고 연극 제목도 흥미를 끌었다. 인터넷에서 뒤져봤더니 홍범도 장군님에 대한 연극이었다. 거의 한 달 내내 한숨만 쉬었다. 지금은 공연이 끝난 지 한 달이나 지났지만 아직도 못 본 것이 안타깝다. 그리고 홍범도 장군님의 인생도. 내년에도 어디에선가 이 연극이 공연되기를 바라면서 그때는 꼭 보겠다고 다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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