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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다한 공연 이야기

숨어있는 피아노의 고수, 크리스티안 지메르만 내한 독주회

by 매들렌 2021. 12.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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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티안 지메르만 피아노 연주회 포스터
Virtuoso pianist; Krystian Zimerman

 

 

완벽함의 대명사가 대전에 온다!

숨어있는 피아노의 고수, 피아니스트 크리스티안 지메르만이 3년 만에 다시 내한한다. 지난 2019년, 16년 만에 한국 무대로 돌아왔던 그는 전석 매진을 기록하며 그의 여전한 명성을 입증했다. 그리고 그는 한국 관객들의 뜨거운 열정과 성원에 깊은 감동을 받았다고 한다. 게다가 이번 내한은 서울이 아니 대전에서 공연한다. 열여덟 살에 쇼팽 콩쿠르에서 우승을 한 크리스티안 지메르만은 즉시 스타덤에 올랐지만 외부의 자극에 흔들리지 않고 꾸준히 갈고닦아 자신만의 길을 형성해오며 완벽함의 대명사라는 타이틀을 얻었다. 그 결과 현재까지 세계적인 거장으로 단단하게 자리 잡고 있다. 2015년 제17회 쇼팽 콩쿠르에서 한국인 최초로 우승을 한 조성진은 그의 쇼팽 연주를 듣고 충격을 받은 적이 있다고 토로한 적이 있다. 이렇듯 그는 전 세계 피아니스트들의 롤모델이자 닮고 싶은 피아니스트이기도 하다. 그는 곡에 대한 완벽한 이해를 바탕으로 한 자신만의 해석으로 이 시대 거장의 면모를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오랜만에 한국 관객들과 다시 나눌 크리스티안 지메르만의 음악적 감동을 기대해도 좋을 것 같다. 

 

그의 이력

1956년 12월 5일, 폴란드의 사브지제 시에서 태어났다. 여섯 살 때부터 피아노를 시작하여 카토비체 음악원에서 안제이 야신스키의 문하에서 공부했다. 그가 본격적으로 국제적으로 스타덤에 오른 것은 1975년 제9회 쇼팽 콩쿠르에서 우승을 하면서부터다. 당시 콩쿠르 최연소 참가 기록에 해당하는 열여덟 살임에도 불구하고 마주르카 상, 폴로네이즈 상 등 콩쿠르의 주요 상을 싹쓸이했다! (폴로네이즈 상은 조성진 씨도 일등상과 함께 받았다) 이후 쇼팽 스페셜리스트로 인기를 얻어 프라하의 봄, 에든버러, 잘츠부르크의 음악 축제를 비롯하여 베를린 필하모닉, 런던 심포니 등의 유명한 오케스트라들과도 연주하였다. 

 

그의 성향

곡의 완성도에 병에 가까운 집착이 있다는 설이 돌 정도로 완벽을 추구하는 스타일이라고 한다. 그가 연주한 쇼팽의 발라드는 그 어떤 연주보다도 뛰어나다라는 평을 듣고 있으며, 피아노 협주곡부터 스케르초, 마주르카, 폴로네이즈 등 쇼팽의 메이저급 곡들의 연주는 쇼팽 녹음에 대해 이야기할 때 빠질 수 없는 명반으로 꼽히고 있다. 쇼팽 외에도 리스트의 피아노 협주곡과 소나타 연주 역시 최상급이고 인상파인 드뷔시의 전주곡도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그 외 다른 연주 모두 유연한 감정의 조절, 곡의 통일감과 테크닉 등 그 어느 하나도 빠짐없는 연주를 보여주는 이 시대 피아노의 거장이다.

 

피아니스트 크리스티안 지메르만
크리스티안 지메르만 피아노 독주회, 22.02.17. 대전 예술의전당 아트홀

 

 

피아노라는 악기에 대한 애정이 굉장하고, 연주할 때 최상의 섬세함을 추구해서 보통의 피아니스트들과는 달리 공연장의 피아노를 사용하지 않고 그가 사용하는 전용 스타인웨이 피아노를 비행기에 싣고 함께 연주 여행을 다니기로 유명하다. 

 

재미있는 일화

2001년 9.11테러 직후 뉴욕 카네기홀에서 연주하기 위해 미국을 갔을 때, 케네디 국제공항에서 그의 피아노가 화학 약품 냄새가 난다는 이유로 폐기 처분되었다(!!!). 피아노 조립 시 사용했던 접착제 때문에 냄새가 난 것이 이유이다. 그 후로는 피아노를 분해해서 가지고 다닌다고 한다(!!!!!!).  조립, 조율의 경우 전문 조율사를 부르는 경우도 있지만 직접 조율을 하기도 한다. 개인적인 궁금증인데 피아노를 조립할 수가 있나???. 

 

2003년 6월 서울 예술의전당에서의 첫 내한 공연을 할 때, 연주가 끝나자 사람을 시켜 이종열(1939년생) 조율사를 불러와 악수를 나누고 무대에서 청중들에게 소개도 했다. 지메르만은 청중들에게 그를 소개할 때 "미스터 리에게 감사한다. 완벽한 조율로 최상의 피아노를 만들었다."라고 극찬을 했다. 이종열 조율사는 지금도 그때를 회상하며 "62년 조율 경력 중에 가장 영광스러웠던 순간."이었다고 밝혔다.

 

2006년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물러나지 않는 한, 미국에서 연주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2009년 로스앤젤레스 월트 디즈니 홀에서 마지막 곡을 남겨둔 상황에서 잠시 침묵하더니 뜬금없이 미국이 폴란드에 대한 군사 정책을 그만두지 않는다면 미국에서는 연주를 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당시 청중들은 그것에 너무 충격을 받아 어떤 이는 일어나서 입 닥치고 연주나 하라고 소리를 지르기까지 했다(!).

 

2013년 독일 에센에서 열린 피아노 축제에서 연주 도중 한 청중이 스마트폰으로 연주 장면을 녹화하는 것을 보자, 연주를 즉시 중단하고 무대를 내려왔다. 잠시 뒤에 돌아와서 "유튜브가 음악에 미치는 폐해가 지대하다."라며 말한 뒤 연주를 계속했다. 그러나 그날 예정되었던 앙코르 무대와 팬사인회는 모두 취소되었다.

 

2015년 쇼팽 콩쿠르 결선 때, 조성진의 연주를 듣고는 그 답지 않게 흥분하여 절친한 사이인 바이올리니스트 정경화에게 연락했다고 한다. 그는 "콩쿠르 결선에서 쇼팽 협주곡을 이렇게 잘 연주하는 사람은 처음 봤다."라며 극찬을 했다고 한다. 그리고 조성진은 1등 상을 받았다. 심사위원이 아닌, 청중들과 객석에서 관람했으니 조성진의 1등 상에 영향력을 행사하지는 못했을 것이다. 그러나 그는 어딜 가서나 조성진을 칭찬하고 다녔다고 한다. 특히 지휘자 사이먼 래틀은 "크리스티안은 여간해서는 남의 칭찬을 하는 사람이 아니기 때문에 처음 그가 조성진을 칭찬했을 때 '이 사람이 어디 아픈 게 아닌가' 싶었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2019년, 16년 만에 그가 한국에 공연하러 왔다. 서울 롯데콘서트홀에서, 대구 수성아트홀에서 그리고 인천 콘서트홀에서 피아노 리사이틀을 열었다. 

 

그가 대전에 온다니 흥분된다

사실 나는 피아노도 좋지만 바이올린을 더 사랑하기때문에 가지고 있는 피아노 음반은 손에 꼽을 정도이다. 그 손에 꼽을 정도 있는 피아노 음반 중, 제일 아끼는 음반이 바로 크리스티안 지메르만의 쇼팽 발라드 음반이다. 그의 음반을 들을 때마다 라이브로 그의 연주를 듣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다. 하지만 그가 내한했어도 내가 그의 청중이 되는 기회는 오지 않았다. 그게 늘 아쉬웠는데 그가 서울도 아닌 대전에 연주하러 온다니 꿈만 같다! 대전에서만 연주하러 오는 것인지 아님, 다른 도시에도 가는 것인지 그건 잘 모르겠다. 다만 코로나 상황이라 여러 가지 걱정되는 부문은 있다. 하지만 꼭 가고야 말겠다. 벌써부터 그의 라이브 연주가 머릿속에서 상상이 된다. 부디 그가 좋은 기억을 가지고 다녀갔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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