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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다한 공연 이야기

연극을 즐기는 나만의 방법

by 매들렌 2022. 1.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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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로드웨이 가는 길 이정표
미국 브로드웨이 가는 길 and 월 스트리트 가는 길

 

연극을 즐기는 나만의 방법

"연극?  보고 싶은 게 있으면 보러 가면 되는 것, 아냐?" 맞다. 인터넷 티켓 예매 사이트에 들어가 보면 엄청난 양의 공연 정보가 올라와 있다. 코로나19 이전에는 말이다. 지금은 예전에 비해 공연 정보의 양이 좀 줄어든 느낌이 있다. 그래도 꾸준히 공연 정보가 올라오는 걸 보면, 아무리 참혹한 전염병이라도 이것까지는 막을 수 없다는 생각이 든다.

내가 연극을 관람하는 나만의 방법이라고 했지만, 꼭 나만의 방법이라고 단정지어 말할 수는 없다. 지구 상의 어딘가에는 나처럼 하는 사람들이 분명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냥 보고 싶은 거 보러 가는 것에 더 나아가 사전에 좀 알아보고 간다면 좀 더 그 작품을 더 잘 이해할 수 있고, 배우들의 연기력에 몰입도 잘 되고, 경우에 따라서 이긴 하지만 연극 한 편이 공부나 승진 시험에 도움을 주기도 한다.


연극의 정의

제대로 즐기기 위해서는 연극이 무엇인지 정의를 내릴 필요가 있을 것 같다. 연극이라는 것이 무엇인지 한번 생각해 본 적이 있을까.  아마 별로 없을 것이다. 어려운 것 없다. 연극은 사람들이 직접 보는 앞에서 이야기의 내용을 퍼포먼스로 소화하는 것을 뜻하며, 연출자의 지도 아래 무대라는 장치, 조명, 음악 등의 도움을 받아 이야기의 내용을 관객들에게 보이는 종합 예술이다. 이야기를 소재로 한 분야 중 가장 오래된 역사를 간직하고 있다. 소설과 시의 근원도 모두 연극이 기원이다.


연극의 구성요소

학교 다닐 때 공식처럼 외운 연극의 3요소 혹은 4요소라는 것이 있다. 3요소는 관객, 배우, 무대  여기에 희곡이 붙으면 4요소가 된다. 하지만 희곡이 없다고 연극이 될 수 없는 걸까? 하고 생각해보면 그것도 아니다. 배우와 관객만 있으면 성립되는 것이 연극이다. 

 

연극의 종류

연극(PLAY)에도 종류가 나뉘어져 있다. 일반 연극과 뮤지컬 그리고 오페라. 일반 연극은 배우들이 주고받는 대사와 리액션으로만 구성되어 있는 것을 말한다. 물론 실제로는 극적 상황에 따라 배우가 노래를 부를 수도 있지만 출연진 모두가 부른다기보다 주인공만 노래를 부른다거나 규모가 큰 연극일 경우, 주연과 조연 일부가 중요한 부분에서만 노래를 하고 극 전체의 흐름이 노래로 설명되는 것이 아니라면 일반 연극으로 본다. 1인극이나 2인극에서도 주인공들이 다 노래를 하더라도 그 노래들이 뮤지컬처럼 극의 흐름을 이끌어가는 것이 아니라 이야기 흐름 상 독백 역할을 하는 정도로 극의 일부일 경우가 많아 이럴 경우 보통 일반 연극으로 분류한다.

뮤지컬은 대사와 집단적인 노래와 안무가 혼합된 연극이다. 뮤지컬과 오페라의 차이점은 첫째, 오페라는 노래가 연속적인 연결고리 역할을 하는데 뮤지컬은 줄거리를 개별적인 노래로 풀어가는 방식이다. 둘째, 오페라는 음악이 먼저고 뮤지컬은 대사가 먼저다. 셋째, 오페라는 이태리어, 불어, 스페인어 등 원어로 부르고 뮤지컬은 번역해서 부르기도 한다. 넷째, 음악적인 부분에서 오페라는 뮤지컬보다 훨씬 더 많이 노래할 때 비브라토를 쓴다. 다섯째, 오페라는 마이크 없이 해도 되지만 뮤지컬은 마이크를 사용한다는 차이점이 있다.

 

 

극장 안 객석 위에서 바라보는 무대
극장 안 객석 위에서 바라보는 무대

 

 

연극, 도대체 어떻게 보는 걸까

영화같은 경우, 그 영화를 만든 감독의 전작들을 살펴보는 것이 자연스럽다. 하지만 연극은 영화감독만큼 연출가가 크게 부각되지 않기 때문에 연극을 보러 갈 때 최대한 알아볼 수 있으면 좋다. 가끔 공연 홍보물에 그런 것들이 노출되어 있는 경우도 있지만, 그것은 몇 명 안 되는 스타 연출가일 경우에나 해당하는 사항이다. 이 점이 연극에 입문하는 사람들을 당황하게 하는 어려움이다. 보려 하는 연극의 줄거리와 캐스트 정보를 알고 가는 것도 관람에 도움이 많이 된다. 하지만 모르고 가면 관람할 때 더 재미있고 반전이 있다면 더 세게 다가오기도 한다.

 

내 경우를 말하자면 '고려극장 홍영감'이 그런 경우다. 비록 코로나 방역 때문에 보러 가지는 못했지만 포스터만으로도 궁금증을 자아내게 만들었다. (얼마나 보고 싶어 했는지는 상상에 맡기겠다) 코로나19만 없었어도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보러갔을 만한 끌림이 있는 제목과 포스터였다. 보러 간 사람들은 다들 최고라며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운 작품이다. 극단 홍시, 내년에도 꼭 같은 캐스트로 재상연 하기를 바라고 또 바라는 바이다. 

'리차드3세'처럼 고전 작품일 경우 모르고 가서 봐도 재미있고, 미리 알고 가려고 하면 자료가 방대해서 오히려 걱정인 작품도 있지만 연극 '쉬어매드니스'처럼 관객 참여형 창작극일 경우는 모르고 가면 더 재미있고 몰입감이 장난 아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가장 중요하다고 보는 것은 연극이 상연 중일 때 대사를 내뱉는 배우들에게 집중하는 것이다. 연극은 배우 예술이다. 배우로 시작해 배우로 끝난다고 해도 과장이 아닐 것이다. 고전극이든 현대극이든 추리극이든 멜로극이든 배우들에게 오롯이 집중해야만 연극을 보는 재미가 생긴다. 그런 연습을 자주 하면 무대 연기에 대한 이해도 높아지고 보는 눈도 트인다. 어떤 배우가 무슨 연기를 어떻게 잘 하는지 판단할 수 있는 힘이 생긴다. 그리고 왜 무대에서는 조금 과장된 퍼포먼스를 해야 하는지에 대한 이해도 생긴다. 과장되게 하지 않으면 객석 구석구석까지 연기가 잘 전달이 되기 않기 때문이다. 대극장일수록 배우가 무대에서 영화처럼 자연스러운 연기를 선보인다면 그런 현상이 심해지기 때문에 과장된 연기는 아주 중요하다. 그런 과장된 연기를 하면서도 관객들에게 과장됐다는 느낌이 들게 하지 않는 연극 배우야말고 연기를 잘 한다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슬프게도 그런 배우는 몹시 드물다.

 

그런 의미로 나는 뮤지컬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 뮤지컬도 연극처럼 배우들이 대사를 말하지만 노래의 비중이 크기 때문에 저 배우가 연기력 있는 배우인지 알아 보는 힘이 잘 길러지지 않는다. 깊이 있는 연기력을 기대하기가 어렵다는 말이다. 물론 나와 다른 생각을 갖고 있는 분들도 있을 것이다. 

 

연극을 보러 간다면 배우에게 집중하기를 바란다. 이것이 내가 말할 수 있는 나만의 연극 감상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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