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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다한 공연 이야기

떠올리면 눈물 나는 친정 엄마와 2박 3일-부산

by 매들렌 2022. 1.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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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친정 엄마와 2박 3일 공연 포스터
연극 친정 엄마와 2박 3일

 

TV 속 친숙한 배우들 그러나 무대에선?

요즘은 '배우'라는 단어가 정착해서 '배우 누구' 이런 식으로 많이 부르는 것 같다. 내가 어릴 때만 해도 배우라는 단어는 영화나 연극에 출연하는 연기자들한테만 쓰던 단어였다. 그러나 TV 드라마에 출연하는 연기자는 배우라고 잘 일컬어지지 않았다. 그들은 TV 탤런트라고 불려졌다. 왜 그런 것인지, 누가 먼저 그렇게 시작한 것인지 그건 나도 알 수가 없지만 어쨌든 그랬다. 지금은 어떤 매체든 상관없이 연기를 하는 연기자는 모두 배우라고 불리는 시절이 됐다. 

 

왜 이 얘기를 하느냐하면, 강부자 선생님, 윤유선 선생님 모두 내게는 아주 어릴 때부터 TV 탤런트로 각인되어 있는 분들이기 때문이다. 영화도 연극도 아닌 TV에서 거의 늘 보던 분들이시고, TV CF에도 많이 출연하셨다. 그런 두 분이 무대에서 연기를 한다니 상상이 잘 안 된다. 똑같은 연기이지만 매체에 따라 연기하는 방식이 달라야 한다. 무대는 관객들에게 대사의 의미를 전달하는 것이 제일 중요하기 때문에 발성과 목소리 성량이 남달라야 하고 음의 높낮이도 조절할 줄 알아야 한다. 조금 과장된 연기력이 필요하다. 그래야 관객들에게 더 잘 전달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영화와 TV는 다르다. 말 그대로 실생활처럼 자연스러워야 한다. 조금의 과장된 연기가 보이면 바로 시청자는 알아차리고 연기력을 폄하한다. 

 

물론 강부자 선생님은 내가 알기론 2천 년대 초반부터 무대에 서오 신 걸로 알고 있다. 하지만 나는 그런 모습이 걱정도 되고 부자연스러워 보였다. TV에서 보여주시던 연기보다 훨씬 더 과장된 연기가 필요한데 과연 잘하실 수 있을까? 전달이 잘 될까? 이런 의문 때문에 한 번도 선생님이 출연하신 작품을 보러 간 적은 없다. 하지만 초연부터 지금까지 총 12년 동안, 700회가 넘는 공연을 엄마 역할 원캐스팅으로 소화해 오신 대기록을 세운 작품이기에 지금은 이것을 봐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게다가 강부자 선생님 연세가 벌써 여든이 넘으셨다. 늘 TV 속에서만 보던 분을 실제로 한번 뵈어야겠다는 생각도 있다. 

 

 

딸들의 거의 유일한 삶의 안식처 - 엄마

엄마가 희생하는 시대는 지났다라고 한다. 나도 찬성하는 바이다. 하지만 딸들이 언제든 찾아와 펑펑 울 곳 하나쯤은 있어야 한다는 말에도 공감한다. 제목이 친정 엄마라서 기혼녀들한테만 해당되는 것 같지만 세상 모든 엄마와 딸 관계로 범위를 확장해도 충분하다. 앉으나 서나 딸자식 생각뿐인, 떠올리면 눈물 나는 엄마 역할에 강부자 선생님과 밖에서는 똑소리 나는 딸이지만 안에서는 톡 쏘는 딸들을 대표하는 미영 역할의 윤유선 선생님의 찰떡같은 호흡도 기대해본다.

 

 

엄마의 전화 한 통도 살갑게 받아주지 못하던 바쁜 서울사는 딸, 미영. 어느 날 연락도 없이 시골 친정 엄마 집을 찾는다. 미영은 전기장판에 의지해 겨울을 나는 궁상맞은 엄마 모습에 속이 터지고, 엄마는 연락도 없이 갑자기 찾아온 딸에게 무슨 일이 생긴 것은 아닌지 속이 타기만 한다. 왜 진작 내려와 보지 못했는지 가슴이 아픈 미영과 어미가 못나 고생하는 건 아닌지 가슴이 미어지는 엄마는 그렇게 지난 후회와 화해로 2박 3일을 함께 보내게 된다. 미영이 서울로 올라가는 마지막 날. 둘은 마지막 인사를 나눈다...

 

 

연극 친정 엄마와 2박 3일 출연진들
친정엄마와 2박 3일 출연진

 

 

지난 12년간 단 한 해도 쉬지 않고 1,000석 이상 "대극장" 전국투어를 이어오며 우리나라 연극 최초로 해외 공연을 비롯 누적 관객 80만명을 넘어선 작품이다. 다른 분들은 몰라도 무대에서 강부자 선생님과 윤유선 선생님이 나란히 있으며 정말 어느 TV 드라마의 한 장면을 눈앞에서 실제로 보는 느낌일 듯하다. 전국 투어 공연이지만 대전에서의 공연은 없어서 고심 끝에 부산 공연을 예매했다. 많이 울 수도 있는 연극이라서 나도 휴지나 손수건을 꼭 챙겨서 부산으로 내려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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