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몰랐던 붓다의 생애
코로나로 인한 경기 침체 및 바깥 활동 자제 분위기 속에서도 벌써 네 시즌이나 무대에 꾸준히 올리고 있는, 붓다의 생애를 다룬 뮤지컬이 있다. 2600년 전 석가족의 왕자로 태어난 고타마 싯다르타의 일대기를 드라마틱한 구성과 다양한 장르의 음악 그리고 새로운 무대 기술로 형상화한 작품이라고 한다. 이번 네 시즌 째부터는 새로운 창작진이 합류했으며 조범준 음악감독의 새로운 곡도 추가되었다고 한다. 붓다의 일생 중 가장 드라마틱한 부분을 뮤지컬로 만든 작품이다. 관람했던 사람들 대부분이 보고 힐링됐다고 하는 드문 뮤지컬 작품이다.
개요
황금 왕관을 버리고 가시나무 덤불에 앉아 깨달음을 향해 전진하는 자는 누구인가.
홀로 있지 않아, 살아 있는 모든 것이 서로가 서로의 인연과 인연으로 모두 다 이어져 있다.
인도의 분할된 왕국 중 하나인 카필라 왕국. 그곳엔 왕 중의 왕인 전륜성왕이 되거나 아니면 수행을 통해 깨달음을 얻고 붓다가 될 두 가지 운명을 지니고 태어난 사람이 있다. 그 이름은 고타마 싯다르타. 자신의 아들이 전륜성왕이 되기를 바라는 카필라의 왕, 슈도다나는 싯다르타를 어릴 적부터 세상과 완전히 분리시키며 왕의 길로 인도하려고 애쓴다.
왕국을 이끌어 갈 수 있도록 싯다르타와 옆 나라 왕국인 카샬라국의 공주 야소다라의 성스러운 혼인을 축복한다.
그러던 어느 날, 싯다르타는 시종인 찬나와 궁을 빠져나와 농경제가 한창이던 농부들 사이에서 한 가난한 백성과의 대화를 통해 늙고 병들어 죽어가는 것을 목격하고 깊은 생각에 잠긴다. 왕위 계승이 다가올수록 가슴 깊은 고심이 함께 자라난 싯다르타는 가족과 왕궁을 뒤로한 채 깨달음을 얻기 위해 왕궁을 나온다.
22년 시즌 4 공연 재개
현대는 스트레스 사회다. 복잡한 지하철, 꽉 막힌 자동차 도로, 붐비는 인파 속 온갖 업무와 신경질로 가득한 회사 등등 곳곳에 찡그린 얼굴이 가득하다. 심지어 '가정에 평안이 가득하시길'이라는 흔한 인사말이 무색할 만큼 스트레스가 많은 곳이 집안이기도 하다. 첨단 과학 기술 시대에 살면서도 사람들이 종교를 찾는 것은 마음에 평화를 얻고자 함일 것이다. 소위 말하는 인류 4대 성인(聖人) - 붓다, 예수, 공자, 알라 -처럼 살아가고픈 마음이지 않을까.
이 중에서 붓다는 인자함의 대명사로 잘 알려져 있다. 엄청 열 받고 짜증 나는 상황인데도 전혀 화를 내지 않는 사람들을 보고 '정말 부처가 따로 없군'이라고 한다. SNS나 만화에서도 '자비로움'을 표현할 때 붓다가 가부좌를 틀고 인자한 표정을 짓는 이미지를 넣기도 한다. 무슨 종교를 믿는지를 떠나 붓다란 우리 사회에 자비를 상징하는 인물로 자리 잡았다.
이처럼 사람들이 따라하고 싶어 하지만 쉽게 이르지 못할 경지에 이른 붓다는 과연 어떤 인물이었을까. 이 점을 '뮤지컬 싯다르타'에서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엠에스엠시가 제작한 대형 창작 뮤지컬 '싯다르타'가 우리금융아트홀에서 공연되고 있다. 조범준 음악감독이 새롭게 합류하여 노래도 추가되었다. 이미 초연 이후 OST가 음반으로도 나와서 뮤지컬 마니아들에게 많은 관심을 받았다.
캐스팅
카필라국 왕자의 삶을 버리고 고행 속에서 스스로 깨달은 자인 '고타마 싯다르타' 역할은 신유, 박시원, 박시환이, 싯다르타를 끊임없이 번뇌의 길로 유혹하는 그의 또 다른 내면인 '마라 파피아스' 역할은 고유진, 윤형렬, 윤진웅이 맡았다.
한편 카샬라국의 공주이며 싯다르타의 아내인 '야소다라' 역할은 간미연, 권미희, 박해민이 맡았다. 또한 카필라국의 왕이며 싯다르타의 아버지인 '슈도다나' 역할은 박태성, 유기호, 싯다르타의 시종이자 그의 어린 시절부터 함께 한 '찬나' 역할은 정휘욱, 한상욱, 야소다라의 시종인 우팔라 역할은 안지현 그리고 최고운이 맡았다.
인류 최초 스스로 깨달은 인간 고타마 싯다르타
'싯다르타'는 목적에 도달한 자라는 뜻의 산스크리트 어이다. 석가의 어린 시절 붙여진 예언적 별칭이다. 불교는 고등 종교이다. 종교는 절차와 예례가 있고 깨달음을 얻기 위해 무수한 계단을 밟아야 한다. 그러나 이 모든 규례와 장식은 모두 석가 이후의 인간이 만든 절차이다. 싯다르타는 결코 그런 절차를 만든 적이 없다. 예수가 건물로서의, 직책으로서의 기독교를 만들지 않았듯이 말이다. 뮤지컬은 그저 핵심을 노래할 뿐이다. 미투와 성폭력이 난무한 이 세상에서 오늘은 존재하지만 내일은 모두 사라져 버릴 쓸모없는 비판과 갈등들, 혹세무민의 각종 정책과 이면에 도사리고 있는 권력자들의 꼼수, 인간사뿐만 아니라 세상 만물이 제행무상(諸行無常)이지만 이 원리를 깨닫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오늘을 살아가는 현재도 결국 내일이면 과거가 되고 아직 붙잡지 못한 시간을 기다리기만 한다면 다시 오늘이 되는 이 윤회의 세계를 알기만 해도 우리는 환경에 휘둘리지 않는 작은 부처들이 되지 않을까 한다.
김면수 엠에스엠시 프로듀서는 한국 문화예술의 모든 장르가 세계화되었는데 뮤지컬만 세계화되지 못했다며 한국 뮤지컬의 세계화와 한국불교문화의 세계화를 동시에 추구하겠다는 큰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어렵게 탄생한 창작 뮤지컬 '싯다르타'가 국내 무대에서 성공해 명상과 동양사상, 철학이 뜨고 있는 세계 무대로 나아갈 수 있도록 많은 성원을 바란다고 인터뷰에서 소회를 밝혔다.
개인적인 생각
붓다의 생애를 따라가는 내용이지만 꼭 종교적인 느낌은 들지 않았다는 것이 이미 관람했던 관객들의 공통적인 후기였다. 그런데 1부 공연이 정적이고 재미가 많이 떨어진다는 점도 공통적이었다. 어떤 이는 중간 인터미션 때 그냥 나갈까 하는 생각도 했다고 한다. 그런데 웬일인지 2부부터는 아주 역동적으로 변하고 흥도 났다고 한다. 뮤지컬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 나이지만 싯다르타 역을 맡은 배우들과 마라 파피아스 역을 맡은 배우들이 마음에 들어서 보러 가기로 정했다.
게다가 뮤지컬은 음악과 노래도 중요한데 이미 첫 시즌부터 이 부분은 정평이 나 있다고 들었다. 뮤지컬 싯다르타의 음원은 이미 발매가 되어있다고 한다. <홀로 있지 않아>, <바람은 어디서>, <바람으로 강을 건너>, <모두 그대의 것> 특히 <수행자의 노래>가 인기가 많다고 들었다. 멜론에 있는지 한번 찾아서 들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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