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전체 글113

낭만주의 발레의 고전, <라 실피드> 원래 발레는 남성만의 예술이었다 사실 발레는 남성만의 예술이었다. 발레를 궁중의 '연희'에서 '예술'로 격상시킨 것도, 최초의 직업 무용수도 남성들이었다. 화려한 테크닉을 개발하고 발레에 극적인 예술성을 부과한 것도 남성이었으며 대중의 관심을 처음으로 이끌어낸 것도 또한 남성이었다. 남성의 예술이었던 발레에서 되려 남성이 푸대접을 받게 된 것은 따지고 보면 바로 '마리 탈리오니(Marie Taglioni)때문이다. 그녀가 1832년 '라 실피드'에서 마치 산들바람에 실려 나온 듯 발끝으로 미끄러지듯 무대 위에 등장했을 때부터 발레는 더 이상 남성의 춤이 아닌 여성의 예술이 되었다. 당시 전 유럽을 휩쓸던 낭만주의 시대가 발레에서도 그렇게 개막되었다고 한다. 발끝으로 서는 발레가 언제부터 처음 시도됐느냐에.. 2022. 3. 29.
봄날 나뭇가지 위에 앉아 우는 꾀꼬리 춤, 춘앵무 비운의 효명세자가 창작한 춤 정조의 손자이자 순조의 아들이었던 효명세자. 총명하고 예술적인 재능도 남달랐던 그는 부왕 순조의 사랑을 받았으나 나이 스물둘에 결핵에 걸려 사망하고야 만다. 그가 그대로 왕위를 이어받아 왕이 되었더라면 조선 왕조의 운명은 어떻게 되었을까 문득 상상해본다. 문학적 재능도 남달라서 할아버지 정조 대왕보다 두 배나 많은 시를 남겼다고 한다. 춤과 노래에도 안목이 빼어나 조선 후기 궁중무용의 황금기를 이루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인물이기도 하다. 대리청정 기간 3년 동안 크고 작은 궁중 연회를 주최하면서 악사이며 무용가로 궁중에 상주한 김창하와 함께 새로운 궁중무용과 시를 만들어 예술로 왕실의 위엄을 드러냈다. 지금까지 전승되어 온 조선시대 궁중음악과 무용 작품의 상당수가 효명세자가.. 2022. 3. 28.
뮤지컬 넘버가 멋졌던 작품, <싯다르타> 감상글 우리나라 최초 인도를 소재로 한 뮤지컬 오늘 낮 공연의 출연진은 싯다르타 역의 박시환, 마라 파피야스 역의 윤진웅, 야소다라 역의 권미희, 슈도다라 왕 역의 박태성, 찬나 역의 한상욱, 우팔라와 나한 역의 안지현 그리고 어린 시절 싯다르타 역의 유석현 배우들이었다. 개인적으로 싯다르타 역 박시환 씨와 야소다라 역의 박혜민 씨 그리고 마라 파피야스 역의 고유진 씨의 파트가 제일 보고 싶었지만 공연 일자를 맞추기가 엄청 어려웠다. 저녁 일곱 시 반에 시작하는 평일 공연은 귀가 시간이 새벽이 될 것 같아 엄두가 나지 않았다. 왜냐하면 대극장 뮤지컬은 보통 인터미션 20분 포함해서 최소 공연시간을 3시간은 잡아야 하고, 수서 역까지 이동 시간을 고려하면 정말 대전 집에는 새벽에나 도착할 것이다. 그래서 어쩔 수.. 2022. 3. 27.
브람스 바이올린과 첼로를 위한 이중 협주곡 가단조 우정의 회복을 위해 작곡한 작품 브람스의 바이올린과 첼로를 위한 이중 협주곡 가단조는 원래 브람스가 다섯 번째 교향곡으로 구상하고 있었던 작품으로 그가 이 곡의 형태를 바꾼 것은 그의 절친이었던 바이올리니스트 요제프 요아힘을 염두에 두었기 때문이었다. 당시 브람스는 요아힘과 소원한 관계에 있었다. 요아힘은 성악가였던 그의 아내와 브람스가 우정 이상의 관계가 아닌가 하는 오해를 하고 있었으며 부인의 공개적인 연주활동도 금하기까지 하였다. 그런 상황이었지만 요아힘은 브람스의 음악 자체에 대해서는 변함없는 호의를 보였다. 브람스는 소원했던 요아힘과 화해하기 위해 이 작품을 협주곡 형태로 바꿀 계획을 하게 된다. 1887년 봄, 스위스 베른 근처인 툰에서 머무르던 중 이중협주곡을 구상하면서 요아힘에게 그의 조언.. 2022. 3. 26.
장구라는 악기를 둘러메고 추는 춤, <장구춤> 장구춤의 정의 장구를 비스듬히 몸에 둘러메고 양쪽 북편을 번갈아 치며 추는 춤을 말한다. 장구춤의 내용 장구춤은 춤 위주로 조금씩 장단이 들어가는 기방 형태의 장구춤과 장단 기교를 중심으로 이루어진 풍물굿의 설장구 춤, 이렇게 두 종류로 나뉜다. 거기다 연주 소리와 춤이 결합된 흥과 멋, 신명과 교태미가 돋보이는 대표적인 우리의 전통 무용 중 하나이다. 장구에 관한 역사적 기원은 정확하지 않으나, 삼국시대에 서역에서 동북아시아에서 전래된 요고(腰鼓)가 그 원형이다. 6세기경 고구려 고분 벽화인 '비천상'에 요고를 치는 연주자가 발견된 것을 통해 악기 연주로 사용된 장고의 기원을 발견할 수 있다. 장구춤은 장구무 혹은 장고춤이라고 불린다. 장구냐 장고냐하는 표기법이 늘 논란거리가 되는데 둘 다 표준어로 지.. 2022. 3. 25.
묘하게 닮은 두 인물에 대한 이야기, <정조와 햄릿> 연극ㆍ무용ㆍ전통창작음악의 색다른 만남 아버지의 죽음이라는 같은 사건을 마주한 정조 이산과 햄릿의 시공간을 초월한 만남과 그들의 섬세한 심리 묘사를 그려낸 작품이다. 이미 제목만으로도 엄청난 흥미를 이끌어낸다. 음악극 은 2016년 초연 이후 약 1만 5천 명의 선택을 받은 전통공연예술진흥재단의 대표적인 스테디셀러다. 매 년마다 국악계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음악감독을 주축으로 동시대 전통음악의 트렌드를 선도하며 창작국악과 연극, 현대무용이 어우러져 화려한 볼거리를 제공한단다. 음악극 에서는 사도세자의 죽음 앞에 어머니 혜경궁 홍 씨에게 원망과 효심을 동시에 품었던 정조와 갑작스러운 부왕의 죽음과 숙부와 결혼하여 행복한 듯 웃고 있는 어머니에 대한 원망에 사로잡힌 햄릿이 한 무대에서 조우한다. 묘하게 .. 2022. 3. 24.